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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2

퇴사 에세이 (2) - 내가 하고 싶은게 뭐였더라. 하고 싶은게 사라졌다. 내가 뭣 때문에 이 회사에서 이 짓을 하고 있는지 까먹었다. 이 회사에 들어온 이유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런 상관이 없어졌다. 앞으로 나갈 동력을 잃었다는 뜻이었다. 그냥 관성처럼 회사 업무를 쳐내고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감사하게도 하고 싶은게 많은 사람이었으며, 뒤를 생각하기 보다는 실행을 옮겨보던 사람이었다. 뮤지션들의 영상을 보고 '나도 공연을 해보고 싶다'며 버스킹을 했다. 해외에서 영어를 쓰며 살아보고 싶다고 돈도 없이 호주로 떠났다. 그러던 내가 하고 싶은게 없어지니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해봤다. 나는 옷이 좋았다. 단순하게 품질 좋은 옷을 좋아하기보다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좋았다. 이 옷의 디자인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고, .. 2025. 8. 7.
퇴사를 했다 (1) - 2년을 돌아보며 주저리주저리 퇴사를 했다. 진작에 예정된 이벤트였고 뒤도 안 돌아보고 미련 없이, 쿨하게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시원섭섭했다. '지나고 나니까 추억'이라는데 이렇게 빨리 미화가 된 건가. 참으로 길었다. 2년을 채울 계획은 아니었는데.업무의 강도가 높아서 그런 걸까, 분명 입사한 지 얼마 안 지났는데 진작에 1년은 채운 것 같았다. 수많은 화보 촬영의 한 귀퉁이를 담당했다. 횟수를 세어보니 100개 남짓되더라. 몇 백개의 브랜드를 컨택하고 몇 천 개의 제품들을 협찬받아 만져봤다. 1년 동안 보는 눈을 많이 길렀고, 좋은 기회에 내 이름으로 작은 아이템 화보를 제작할 기회가 생겼다가 사라졌다. 시시콜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여러 상황들이 맞물려 꼬였다. 이때부터 동력을 잃었던 것 같다. 2년 차.. 2025.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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