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8 - 12
첫 도쿄 여행은 가난한 취준생이 다녀온 여행이었다. 그 때 다짐했던게 '다음 도쿄에 올 때는 먹고 쇼핑하는데 원없이 돈을 쓰겠다.'였는데 2년만에 그 다짐을 실행하러 다녀왔다. 총알 두둑히 챙겨 다녀온 두 번째 도쿄 여행기 시작.


2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도쿄는 감회가 새로웠다. 궁상맞은 취준생에서 휴가가 절실한 직장인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마냥 즐겁게 다닐 수는 없었지만 이번엔 다르다. 난 휴가를 쓰고 왔고 매우 즐겁고 알차게 휴가를 보낼 것이다. 2년 전에는 돈걱정으로 쇼핑도 먹거리도 마음껏 즐기지 못한게 한이 되어 이번에는 돈을 많이 챙겨왔다. 쇼핑에만 100만원을 쓰겠다 다짐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좌석보다 화장실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저번엔 비글이 다가와서 가방 냄새를 맡았는데 이번엔 검정 개가 코를 한 번 슥 훑고 지나갔다. Celia와 난 호기롭게 지하철 티켓 앞에 섰지만 2년 동안 리셋이 된 머리는 아무것도 못했다. 낑낑대다 결국 버스를 타고 도쿄역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누구더라, 우리보고 일본 지금 안춥다했는데 부산보다 춥잖니.



열심히 버스 안에서 화장하는 Celia를 구경하다 잠에 들었다. 다리가 저려 깨보니 옆에서 Celia가 침을 흘리며 자고 있었다. 도쿄역에서 내리자마자 역 2층 스타벅스를 갔다. 화이트 모카와 슈가도넛, 아메리카노와 아몬드 크로와상. 달달하다. 매장은 통풍이 잘된다. 춥단 소리다. 생각해보니 저번엔 도쿄역을 온 적이 없었다.


넓고 복잡한 역을 한참 해매면서 지하철을 타러 갔다. 숙소가 있는 아카사카역은 저번의 도쿄와는 다른 풍경을 보여줬다. 일본어가 써져있는 한국 느낌의 번화가. 또 새롭다. 숙소 근처 마트도 뭔가 익숙한 바이브였다. 체크인을 하는 동남아 친구가 서글서글하게 응대해주고 짐도 미리 방으로 올려주었다.

첫 끼는 김밥천국 느낌의 체인점에서 차돌박이 구이(?) 정식을 먹었다. 저번 여행의 첫끼였던 곱빼기 온소바보다 훨씬 발전된 첫 식사이다. 맛있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6시까지 잤다. 너무 피곤해서 움직일 힘이 없었다. 딸꾹질이 안 멈췄고 배에 가스도 자꾸 찼다.


7시쯤 긴자로 출발. 긴자의 상징적이라는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나는 맞은 편에 전시되어 있는 레이싱카가 더 멋있었다. 대놓고 무단횡단하는 남자놈 둘이 있길래 '일본 애들도 저러는구나.'싶었는데 한국 놈들이었다. 부끄러웠다.


원래 가기로 한 꼬치집은 줄이 너무 길어 내가 찾은 '긴자 텐쿠니'라는 텐동집을 방문했다. 나는 이 때다 싶어 비싼 붕장어 텐동을 시켰다. 돈 걱정없이 먹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아는 바삭한 튀김의 텐동이 아니었다. 직장 동료가 일본에서 먹은 텐동이 눅눅하고 간장에 절여져 짰다고 했는데 이거였다. 예상과 다른 음식이 나와 당황스럽긴 했지만 튀김 내용물은 매우 실했다. 진저 에일도 주문해 곁들이니 혀가 즐거웠다. 맥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배가 아직도 정상이 아니라 Celia가 마시는 맥주를 쳐다만 봤다. 화장실을 갔는데 너무나도 웅장한 클래식을 틀어주더라. 마치 나의 쾌변을 응원하기라도 하듯이... 수치스러웠다.
가볍게 근처 돈키호테와 편의점을 들리고 첫 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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