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20-25에 다녀 온 도쿄 여행 에세이*
자는동안 Celia는 짜증을 냈다. 왜 자꾸 움직이냐는데 난 구석에 박혀서 안 움직였다. 그녀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싶었지만 참았다. 비가 왔다. 호텔에서 고맙게도 우산을 빌려줬다. 비를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이상하게 일본은 모든게 차분한 느낌이다. 비가 꽤 많이 오는데 팔이 많이 안 젖었다. 하다못해 접은 우산으로 타일 바닥을 치거나 끌고다녀도 소리가 잘 안난다. 바닥에 뭔지모를 쿠션감이 소리를 먹는 느낌? 이것도 미화가 되고 있는걸까. Celia가 별거아닌 시장 딸기에도 일본이라서 놀라는 그런… 여튼 그렇다.


아침 9시를 조금 넘겨서 츠키지 시장을 왔다. 호르몬동을 꼭 먹어야한다는 그녀. 줄을 서있는데 사람들이 알아서 길목을 피해 정렬하는걸보고 한번 더 놀란다. 그 모습에 처음에는 '굳이 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세치기하면 어쩌려고?' 길목을 막아주지 말라는 안내판을 보고나서야 난 이기적인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기분이 좋으면 입맛이 좋아진다. 기분이 좋은 이유는 어제에 이어 두 번째로 일본어를 성공했기 때문이다. 주문하면서 사진찍어도 되냐고 일본어로 물어봤다. 호르몬동은 살짝 짜장 느낌이 나는게 맛있었다. 소고기덮밥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맛이지만 그래도 좋았다. 따뜻한 차 한잔이 어제의 오이와 같은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스트릿 푸드 파이터'의 영향인지 이틀동안 안보인 한국인들을 여기서 다 본다. 시장은 역시 일찍부터 부지런하다. 계란말이를 먹었다. 100엔의 행복. 달짝지근했지만 딱 한개까지. 더는 느끼해서 못 먹는다. 중간에 바 형식으로 되어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했다. 얼추 다 돌아다니고 카이센동을 먹었다. 생선이 싱싱했다. 오는 길에 몇 배는 길어진 호르몬동집을 보며 일찍와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숙소에 돌아와도 12시. 낮잠을 때렸다. 세 시간이나 기절하고 4시쯤 시부야로 향했다. 역에서 내리니 거대하고 복잡한 규모의 공간과 사람들을 마주한다. 처음 느낀 일본의 번화가다. 긴자와는 느낌. 그 유명한 스크램블부터 찾고 싶었지만 넋이 나간 Celia에게 시간이 필요해 카페부터갔다. 츠타야와 스타벅스는 결혼한게 틀림없다. 페레로 로쉐 맛이 나는 케잌을 먹었는데 두 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확실히 츠타야는 책도 책이지만 라이프스타일에 포커스가 많이 되어있는 느낌이다. 스퀘어를 대충 둘러보며 내려오고 스크램블을 구경하기로 했다.


지하철역 안에 스크램블을 구경하기 좋은 곳이 있다. 어디서 그렇게 사람들이 나오는건지 꽤나 장관이었다. 개미 군락을 보는것 같았다. 이케아는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싶어 패스하고, 백화점을 가려다 LOFT가 보여 방향을 틀었다. 쓸모없지만 이쁜 것들이 많았다. 나중에 도시락 통은 일본에서 사기로 정한다. 앞치마도 괜찮더라. 그 외에 신기한 물건들 몇개가 있어 사진을 찍어놨다. 친구들에게는 담배로 위장한 녹차 티백을 여행 선물로 줄 것이다.



저녁으로 몬자야키집을 찾아갔다. 찾아갔다기 보다는 정확히는 Celia가 홀린듯이 줄을 섰다. 비둘기가 가게로 들어가 소동을 일으켰다. 좋은 구경이다. 몬자야키는 오코노미야키와 다르게 훨씬 묽다. 언제까지 구워야하는지, 반죽처럼 되어있는 저 상태에서 기다려야하는지 먹어도 되는지 모르는 나는 그냥 먹었다. 섭취와 소화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인내심이 없는 나는 한국인이다. 우리가 주문한 두 가지의 몬자야키는 서로 맛이 달라 좋았다. 사진 상으로는 별로지만. 같이 시킨 오이무침은 아쉽게도 어제의 감동이 없었고 하이볼은 먹은 것중 제일 깔끔해서 사진을 찍어뒀다. 나폴리탄까지 먹었다. 요리해주시는 점원분의 손놀림은 화려했다. 잘먹었다. 계산도 자리에서 했는데 계산서 부탁하고, 기다리고, 돈 준비하고, 기다리고, 답답했다. 그냥 빨리 카운터로 내려가서 계산하고 싶었다. 3층에서 1층까지 계산하러 내려가시더라. 내가 갈수 있는데. 인내심이 없는 나는 한국인이다.
백화점은 내일 가기로하고 메가 돈키호테에 갔다. 기념품을 쓸어담을 준비가 된 한국인들이 정모를 하는 곳이다. 지하부터 7층까지 개미지옥같은 곳이다. 면세 계산이 7층이라길래 갔더니 줄이 끝도 없었다. 가게 여기저기 기다림을 버티지 못해 바구니를 놓고 도망간 흔적들이 보인다. 한국인들이지 않을까
막차까지 30분. 면세보다 택시비가 더 나올것같아 1층으로 달린다. 열심히 기다려 계산대에 갔더니 약은 3층에서 계산을 해야한단다. 약은 다시 3층으로 가서 계산했다. 다행히 줄은 없었다. 근데 점원이 없었다. 인내심이 없는 나는 한국인이다. 다행히 계산을 끝내고 제 시간에 열차로 복귀했다. 시부야는 화려하고 웅장했으며 밤은 길었다. 외국인들이 명동을 놀러가는게 이런 기분이겠다 싶었다. 지금까지 경험한 일본은 차분하고, 깨끗하고 조용했다면 시부야는 상대적으로 한국같았다. 여기저기서 담배를 폈고 침을 뱉어도 눈치를 안 봤다. 쓰레기나 꽁초도 드문드문 보였다. 그리고 사나워보이는 일본 청년들이 많이 보였다. 무엇보다 쇼핑하기에 하루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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