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2022 4박 5일 도쿄 여행기 (2) : 나카메구로, 다이칸야마

by 잠실샌드위치 2025. 8. 7.

*2022년 12.20-25 에 다녀온 도쿄여행 에세이*
 

 
 한시에 아카바네바시역 출발, 롯폰기에서 환승 후 나카메구로역. 기차 맞은편에 엑스제펜 기타리스트같이 입은 사람이 기타를 들고 앉았다. 초록색의 가죽바지에서 포스가 느껴졌다. 에비스역에서 잠깐 내려 72시간 지하철티켓을 구매했다. 이제는 용감하게 번역기를 들이댄다. 도쿄 지하철은 역무원의 운전석이 실내에서도 환히보인다. Celia는 보이는 자판기마다 사랑에 빠지는 것같다. 사탕가게를 쳐다보는 어린아이같달까.
 

 
 나카메구로를 나오자마자 스타벅스와 츠타야서점이 함께 있는 매장이 보였다. 잠깐 둘러보고 밥부터 먹으러 아후리 라멘집에 왔다. 현금이 안되고 갑자기 우리 뒤로 사람들이 와서 당황했다. 음식을 기다리며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뭘 주문했는지 모른다. 다행히 대표매뉴(?)인 유자라면이었다. 진짜 유자맛이 뒤에 살짝난다. 소금국같은 것이 상당히 깔끔하다 맛있게 먹고 나와서 길거리를 배회했다.
 

 
 이솝매장을 방문했다. 나는 기분좋게 공간을 구경하며 기다렸고 Celia는 번역기를 돌리며 뭔가를 샀다. 허브티를 줬는데 너무 향긋하고 좋았다. 트래블러스 팩토리라는 곳을 찾아들어가 간단히 소품을 샀다. 수첩을 살까하다가 그냥 내려놨다. 대신 자석이 강력한 고리 두개를 샀다. 더 돌아다니는건 무의미한 것 같아 스타벅스 로스터리 도쿄로 직행했다. 가는 길에 Celia는 보이는 식당 간판마다 멈춰서서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나더러 배고프지않냐고 했다. 밥먹은지 한 시간이 지난 상태였다.
 

 
 도착한 로스터리는 세계에서 6개인가 밖에 없는 곳이라 그런지 어마어마하게 컸다. 2층은 차를 팔고 3층은 알코올도 판단다. 호그와트 급행열차같은 곳에서 여기저기로 호스가 연결되어있는데 커피콩이 지나다닌단다. Celia는 컵을 하나 사고 나는 컵을 사는걸 구경했다. 점원분이 말을걸어 커피 테이스팅을 시켜주셨다. Celia는 이 커피는 흙맛이 특징이라 했다. 초원의 진흙맛이라 했나. 그녀는 진흙을 섭취한 적이 있나보다. 탄맛이 난다했더니 맛을 잘 캐치했다고 칭찬을 들었다. 주문하려 줄서는동안 여자 직원분이 qr코드로 매뉴를 미리주셨다. 한국말을 잘하셨고 Celia는 내게 qr코드를 할 줄 모른다며 핀잔을 주었다. 부끄러웠다. 복수할 것이다. 2층에서 마시고 일어났는데 반대편 건물에서 댄스레슨을 하는게 보였다. 거칠게 꿀렁이는 사람들. 무슨 춤을 가르쳐주고 있는걸까?
 

 
 다이칸야마로 넘어가려 골목에 들어서니 그제야 편집샵같은 곳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꼭 안찾으면 보이는건 만사불변의 법칙인듯. 빈티지샵에서는 나프탈렌 냄새가 나지 않는다. 깔끔했다. 츠타야 서점이 워낙컸다. 맘같아선 두어시간 찬찬히 돌아보고싶었지만 슬슬 저녁도 먹어야하고 시간이 애매해서 지나가기로한다. 오쿠라라는 매장을 찾아가봤는데 건물이 멋있었다. 가격은 멋있지 않았다.
 

 
 어쩌다 발견한 다방같은 곳을 들어왔다. 지하에 위치한 옛스러운 느낌이다. 비엔나 커피를 팔거같은. 흡연이 가능한 곳을 한번 와보고싶었다. 이상하게 피방에서 날법한 담배 쩐내가 여기서는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색안경일까? 바에는 바텐딩 고수일것 같은 중년의 사장님이 계셨다. 연초가 땡겼다. 잔은 멋있었고 커피는 그냥 그랬다. 다이칸야마는 좀 비싸보였고, 배가 고픈 우리는 상점을 찾아 돌아다닐 힘이 없었다. 지하철타고 나카메구로로 돌아갔다.
 
 다이소 비슷한 수퍼같은곳에서 약이랑 코세척하는걸 샀다. 꼬치가 먹고싶다하여 찾아다니다 길거리에서 오줌쌀 뻔했다. 점원들은 영어를 거의 못 알아듣는다. 다행히 프리티켓으로 역에 들어가 볼 일을보고 나왔다. 감사했다. 골목을 돌아다니다 꼬치그림이 있는 매뉴판을 봤다. 누가봐도 현지식당. 화장실도 다녀왔겠다, 두려울게 없어진 나는 나보다 무거운 문을 밀고 들어가 열심히 외운 일본어로 물어봤다. "두명인데 자리있나요?" 쏼라쏼라 해주신 점원의 말을 듣고 대충 "아, 자리치우고 안내해주겠다"는 말을 알아들었다.
 

 

 

 
 이곳은 qr코드로 주문을 받았다. 우리는 열심히 이미지 번역을 써가며 매뉴를 주문했다. 잘 들어갔는지 물어보질 못해 불안했지만, 하이볼 두잔을 들고온 점원을 보며 안도했다. 안도감은 뿌듯함으로 이어졌다. 영어를 쓰지않고 일궈낸 음식들이었다.
하이볼은 달달했다. 굴튀김, 무조림, 와사비 돼지꼬치, 쯔꾸네, 카라아게, 구운 주먹밥 야무지게도 시켜먹었다.
가장 압권이었던건 오이랑 가지를 차갑게 무친것이었다. 아니, 오이 주제에 어떻게 이럴수 있지. 어떤 느끼한걸 먹어도 오이 하나면 입안을 싹 씻어준다. 일본의 모든식당에는 이 오이무침이 있어야한다. 대략 6만 3천원 어치 정도 먹었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편의점에서 적당히 요깃거리를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제보다 발전한 이틀차 일본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