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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25.06.15 춘천 호반 하프마라톤 후기 (2) / 첫 하프에서 느낀 점

by 잠실샌드위치 2025. 8. 7.

 
 춘천 마라톤 코스는 경치는 정말 끝내준다. 서울 마라톤 코스에서는 보기 힘든 녹색과 강을 보며 뛸 수 있다. 초반에는 피톤치드를 맡으며 즐겼는데 나중에는 피톤치드고 나발이고 내가 이 더위를 뚫고 살아돌아갈 수 있느냐에만 집중했다.

인생 첫 하프로 춘천 호반 마라톤은 너무 난이도가 높다는 걸 다 뛰고나서 깨달았다. 우선 6월이라는 너무 더운 날씨에 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코스에 많은 업힐이 존재한다. 뛰기 전에는 몰랐는데, 코스에서 업힐의 유무는 그 대회가 얼마나 극악인지의 척도가 되더라.

이번 대회의 목표는 경치구경과 한번도 멈추지 않고 완주하는 것에 있었고, 나는 결국 한번도 멈추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운 대회였고, 나같이 하프를 처음 나가는 런린이들을 위해 느낀 점 몇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많은 린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첫 하프 마라톤을 나가고 느낀 점.
 
1. 여름에 대회가 없는건 이유가 있다.
 
 러너에게 무더위는 극악무도한 적이다. 진짜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조심해서 뛰어야 한다.
대회에서 이정도 더위는 디폴트 값인가 싶어 찾아봤는데 다행히(?) 호반마라톤이 말도 안되는 더위와의 싸움이었다는 걸 알았다. 30도까지 올라갔었다. 더위를 못 이겨 쓰러지고 엠뷸런스에 실려가신 분들 꽤 본 것 같은데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더위와 함께 무수한 업힐들을 마주하니 죽을 맛이었다.
 
2. 싱글렛과 반팔은 천지 차이다. 그리고 런닝 양말은 중요하다.
 
 특히 이번 대회처럼 더운 날엔 과장 좀 보태서 히터와 선풍기 차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싱글렛은 부끄럽다 주의였지만 그딴거 다 필요없고 싱글렛이 최고다. 아무도 신경 안쓴다. 한 번만 입어보길 권한다. 이번대회에서 사실 반팔 안에 베이스 레이어로 싱글렛을 입었다. 땀 때문에 옷이 달라붙는게 싫어서. 팔을 걷고 뛰다가 걸리적거려서 반팔을 벗었는데, 어깨에서 얼마나 많은 열이 방출되는지 그 때 깨달았다. 싱글렛과 반팔의 차이는 어깨, 팔뚝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프를 그렇게 뛰고도 발에 물집 하나 안생겼다. 런닝 양말 덕이다. 일반 양말 신고 뛴 일행들은 물집 따갑다고 고생 중.
 
3. 에너지젤은 필수다.
 
 시작 30분 전에 아미노산, 7km, 14Km쯤에 에너지젤 하나씩 섭취했다. 살기 위해 먹어야 한다. 안 먹었으면 쓰러졌을 것. 그리고 체력이 고갈되기 전에 미리 먹어야 한다. 나같은 초보들은 묽은 젤이라도 넘기기 힘들 수 있는데 급수대에서 물로 마저 넘기면 편했다. 그래서 급수대가 보일 때 쯤에 젤을 뜯어 먹기 시작했다.
 
얼티밋포텐셜 : 새로 나온 망고맛 먹었는데 단맛이 입안에 좀 씨게 남음. 
아미노바이탈 : 꾸덕해서 넘기기 좀 어려웠음. 급수대 보일 때 먹기 시작하고 급수대에서 물로 전부 넘김.  
 
그리고 베테랑 친구가 18km쯤에 먹어보라고 레몬 원액을 작은 통에 넣어줬는데, 마지막은 이거로 버틴 것 같다. 먹는 순간 온몸이 찌릿했다.
 
4. 자세 교정(특히 걸음걸이)는 부상을 예방한다.
 
필자는 평소에 팔자걸음이 심하고 O자다리라 뛸 때 신경이 쓰인다. 전에는 몰랐는데, 15km쯤 지나서 힘이 빠지니까 왼발이 밖으로 벌어져 내전이 일어났다. (신발은 네오비스타2) 항상 아프면 왼쪽 무릎이었는데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보다. 그래도 오늘 뛰는 내내 11자로 딛으려고 노력 많이 해서 효과본 듯 하다.
평소에 내 스텝을 유심히 관찰하고 스트레칭, 교정한다면 부상에서 더욱 멀어질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마라톤은 완주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느꼈다. 아프면 걷고 포기해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완주를 했다면 그 자체로 기뻐해도 충분하다 느낀다.
 
인생 첫 하프를 너무 맵게 경험했는데, 서울에서 뛰는 하프 마라톤은 또 어떨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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